약수터가 있는 즈음에 이르면
이런저런 사람들이 가고 있다.
배낭을 멘 사람
추리닝에 머리엔 새집을 얹은 사람
선이라도 보려는지 꽃단장하고 하얀 옷을 차려입은 사람...
느긋느긋 산보를 즐기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더 제끼려고 궁둥이를 씰룩거리며 가는 사람
무엇을 찾기라도 하는 양 땅만 보고 가는 사람
천문.天文을 연구하는지 하늘만 보고 가는 사람...
약수터에 다다르면
하낫 둘... 체조하는 사람
등을 쿵쿵 부딪히며 자는 나무를 깨우는 사람
목청을 가다듬는다고 괴성을 지르는 사람
간드러진 음성으로 한 가락 쭉 뽑는 사람
약수물 앞에는
물병. 우우병...
힌통. 노란통...
큰통. 작은통... 각양각색의 물병들이 나란히를 선다
끼워달라는 사람에게 여기 안 바쁜 사람있냐고 호통치다가
말쑥한 여인이 오면 먼저 받으시라고 앞에다 끼워주는 사람
제집 화장실 수도인양 머리를 들이밀고 세수하다가
대찬 할머니에게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는 사람
북청물장수라도 되는지 말통을 몇 개씩 대 놓고는
뒷사람들의 눈을 피해 하늘만 쳐다보는 사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묵묵히 바라만 보는 약수물줄기는
여명에 방긋 웃음을 짓는다
모두 건강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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