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금융업계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7000억불이라는 천문학적인 부담을 국민들의 세금으로 떠 안겠다고 나서므로써, 미국식 자본주의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많은 비판속에서도 세계경제의 중심적 지위를 지켜온 미국식 자본주의의 실패를 미국 스스로 선포한 지금, 앞으로 전개될 신국제경제질서를 생각해 보는 것은 지극히 마땅한 일이다.
미국의 자본주의의 향배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유지해온 미국식 자본주의 원칙과 정부통제라는 현실사이에 마찰과 갈등으로 혼란이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미국의 경제석학들이 의회에 보낸 편지에서 지적했듯이, 미국은 단기적인 혼란을 잠재우고자 미국식 자본주의의 근간을 깨트림으로써, 그에 따른 혼돈이 긴 세월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식 자본주의 이념과 미국경제의 현실 그리고 거미줄처럼 얽힌 국제경제의 추이에 따라, 서서히 새로운 경제질서가 자리잡아 갈 것은 어렵사리 예측할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영국을 위시한 유럽권은 새로운 국제경제질서를 외치며, 그 주역이 되고자 벌써 발을 내어 딛었다. 유로화의 위상이 미국달러화를 능가하거나, 적어도 대등한 위상을 갖게 된다면, 국제경제질서는 지금까지와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도 있지만, 미국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 세계경제의 고삐를 쥐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질서가 그리 쉽게 무너지질 것 같지는 않다.
아시아의 경제적 위상이 급부상하여, 미주, 유럽 그리고 아시아라는 삼각구도가 되지 않는 한, 미국과 유럽이라는 양축구도가 될 것다. 대등한 양축구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럽의 위상이 지금까지보다 높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면에서 보면, 새로운 국제경제질서는 양보다는 질이 우선시 될 것임은 자명하다. 자금도 양질의 것이어야 하고, 특히, 공공성.식품위생.인권.청렴성.환경보전... 등에서도 더 높은 질적 기준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차분히 그리고 깊이 생각해야 한다. 아니, 이미 생각했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미국식 자본주의를 준거로 삼아 무작정 돌진한다면, 자칫 돌아설 땅이 없는 지경에 이르는 우를 범할 위험이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한 발 먼저 신국제경제질서를 읽고, 한발 먼저 준비하고, 한발 먼저 나섬으로써, 다가오는 새로운 국제경제무대에서 중심권에 자리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내어 딛을 한발 한발은 6000년에 가까운 깊이와 넓이를 가진 한민족의 큰 철학에 바탕을 두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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